[삼사라의 꽃]
“ ⋯⋯그럼 차라리 부숴 버릴까? ”
[외관]

(*지인의 커미션입니다.)
여전히 황당하고 이해할 수 없는 착장이다. 그러나 이전과 달라진 것을 하나 꼽자면… 이제 착장 따위로 어떤 의도를 담지는 않는다 주장하던 무구한 시절으론 돌아갈 수 없다.
구시대, 먼 옛날 어느 신을 모시던 사제들이 입었다던 옷을 제 마음대로 뜯고, 흐트러트리고, 고쳤다.
이건 이미 죽고 없는 것을 굳이 파헤쳐 끄집어 낸 뒤의 결과물 같은 것이다. 쇠락해가는 것들을 그대로 쉬어가게 두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당연히 거기에 어떤 윤리나 가치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충동만이 존재하는 것들. 그건 명백한 조롱이자 비아냥이다.
다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제는 더 이상 새롭지도 않다.
원래 그런 성정, 원래 그런 취향의 소유자다. ……모두가 알다시피.
하여간 그렇다. 깔끔하기는 하던 과거의 모습은 모두 어떤 연기었다는 양, 난봉꾼과 그닥 다를 것 없는 착장을 하고 다닌다…. 지적은 당연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넘긴다. 이 또한 그닥 새롭지는 않다.
원래 그런 인간이지 않았나. 남의 말 같은 건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이전의 모습을 찾아볼래야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착장이다. 고유의 체취를 포함해서. 여전히 출처를 알 수 없는 잉크 냄새를 풍기고 다니긴 하는데, 결코 이전과 같지는 않다. 잉크 냄새에 미묘한 화약의 냄새가, 또 다른 불온한 것들이 섞이기 시작한 건 분명 우연은 아닐 것이다.
이해할 수 없고,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 확실한 건 과거에서 온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원을 알 수 없는 새로운 것들만을 취하고 있다.
오직 그것만이 정의인 것처럼.
[이름]
리디아 알트너스타 / Rydia altnusta
[나이]
29세
[진영]
나이엘
[키/몸무게]
187cm / 72kg
[성격]
[극단적 탐미주의] [파멸적 운명론] [흑백논리]
1)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세상은 한 번 멸망했다. 그러나 인간은 멸종하지 않았다. 리디아 알트너스타는 생각한다. 모든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애저녁에 끝났어야 할 것들이 여태 숨을 붙이고 꾸역꾸역 연명하고 있다. 그건 회피에 불과하다. 그렇게 얻은 것은 안식이 되지 못한다. 인정해야 한다. 파멸은 오로지 살아있는 것들에게만 주어진 권능이자 축복이다.
끝을 향해 갈 수 있다는 것은 생生의 반증이다. 삶은 유한하기에 아름답다.
그는 언제나 현재를 사는 사람이다. 보이는 것을 보고, 들리는 것을 듣고,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그의 삶은 언제나 단순하며, 동시에 명쾌하다.
그리하여 리디아 알트너스타는 언제나 아름다운 것을 추구한다. 그저 그런 얘기다.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그닥 중요하지 않다.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 뿐이다. 끝을 향해 나아가는 것들. 정체되지 않고 흘러가는 것들. 그 외의 것들을 도저히 품을 수는 없다.
이러한 극단적 사고가 타인의 동의나 이해를 얻을 수 없으리라는 것은 애저녁에 이해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타인의 이해와는 하등 관계가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이방인, 무리에 섞여들지 못하는 오류. 무어라 수식하든 상관없다.
결국 그를 설명하는 모든 언어는 모욕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알다시피, 그런 건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리하여 리디아 알트너스타는 본의와는 관계없이 오독을 유발하는 인간이 되었다.
좋은 일은… 아니다. 맹세코.
2)
개개인의 특성을 특정 인물과 연결해 인식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덕분에 사람을 봐도 그게 누군지 한참 생각해야 한다.
언제부터?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닌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을 구분하는 게 어려워지더니 점점 심해지고 있다. 대단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원래 좋아하는 건 열심히 하는데, 싫어하는 일에 시간을 들이는 걸 낭비라고 생각하는 인간이다.
그렇다면 사람을 싫어하나? 그렇다. 이건 언제부터? 아마 이건 처음부터.
그나마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오래 알고 지낸 소수의 사람들 뿐이다. 그런데 이제는 슬슬 이마저도 좀 시간이 걸린다.
3)
여전히 사람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화법을 사용한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말을 뱉은 건 아니라는 말은 어린 시절에나 통하던 변명. 지금부터 뱉는 말들은 어떤 의도를 가진 명백한 고의다.
+)
지나치게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성향의 소유자다. 개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개인을 아무렇지 않게 대의를 위한 버림패로 사용한다.
그렇게까지 해서 얻어낸 것들 너머에는 훨씬 더 아름다운 것이 있을거라 믿으며.
그건 이미 맹신의 영역이다.
아주 당연한 얘기 하나.
상대하기에 아주 꺼림칙한 인간이긴 해도 자기 자신만 살기 위해 스스로를 예외로 두는 졸렬한 인간은 아니다.
그냥… 사람 소중한 줄을 잘 모른다.
[기타]
1)
여전히 그림을 그린다. 직업은 화가.
전문적으로 이 쪽에서 일하기 시작한 건 열일곱 부터다.
지금도 꿋꿋하게 사람은 안 그린다. 사람을 봐도 못 알아보니 못 그린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인간은 애초에 못 되니 그냥 안되는 김에 마음 편하게 안한다.
이제 더 이상 풍경을 그리지는 않는다.
주로 그리는 건 의미를 알 수 없는 추상화. 그리고 도발적이고 파괴적인 의미를 적나라하게 담은 장면들.
완전히 창조의 영역에 속한 것들이다. 물론 한 번 완성한 것들 다시 돌아보지 않는 태도는 여전하다.
그런데….
→성질이 좀 더 괴팍해졌다. 마음에 안 들면 서슴없이 찢어버리고, 뜯어내고, 불태운다.
그렇게 훼손한 제 그림이 벌써 수십개는 된다. 왜 이러냐고 물어도 괜찮은 답이 돌아오진 않는다.
그냥. 내 거잖아. 문제 있어? 이런 식으로 싹수 노란 대답을 해서 사람 짜증나게 만든다. 심지어 상습범이다.
2)
행동반경이 엄청나게 제한적이다.
집이 곧 직장인 직업을 선택한 덕분에 더더욱 그렇다. 원래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얼굴 한 번 보려면 가정방문을 해야한다. 그마저도 문 안 열어주고 뻐기는 경우가 8할 쯤 된다.
한 번은 보름 넘게 집 밖으로 나오지도 않아서 죽은 줄 알고 사람이 찾아온 안 웃긴 일도 있었다. 혼자 사니까 아무래도 어떻게 사는지, 사람답게 살고 있는지 추적하기가 좀 어렵다.
그러다 한 번씩 어디론가 사라진다. 보통은 벽 주변으로 향한다.
결코 거기에 닿을 수는 없겠지만, 그냥 거기로 향한다는 점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듯 하다.
쓰잘데 없는 일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는 건 어느 순간부터 생긴 기묘한 버릇이다.
하여간 주기도, 정황도 읽을 수 없는 비정기적인 외출을 제외하곤 대개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집은 당연히 종이며 물감, 먹물로 엉망이다. 그런데 묘하게 생활감이 없다. 꼭 어디론가 증발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 둔 사람처럼. 좀 모순 아닌가 싶은데, 집에 다녀온 몇 안되는 사람들 평을 조합하면 그렇다.
하기사, 언제는 아주 이해가 잘 되는 인간이었나. 그냥 사는 것도 어쩜 꼭 자기 같은 환경에서 산다.
3)
호불호는 언제나 명확하다. 좋아하는 거, 정체되지 않는 것. 싫어하는 것. 그 외 전부 다….
이런 식으로 싫어하는 게 압도적으로 많아져서 그렇지.
+)
나이엘에서는….
→ 나이엘이 추구하는 것들이 불온한 사상이라는 건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그냥 그 뿐이다.
음지와 양지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금기와 윤리 사이를 마구잡이로 헤집는다. 사회가 그어둔 선에서 수시로 줄타기를 한다.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굴었더니 정말 그렇게 됐다. 덕분에 아주 눈에 띄는 사람이 됐다.
요약하면 불온분자, 반동인물.
조금 더 알기 쉬운 언어로는 요주의 인물.
이러니 저러니 해도 주변에 적이 많다. 특유의 강한 개성 탓에 아브람은 물론이요, 나이엘에서도 고깝게 보는 인간들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제 알 바는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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